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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테크

[유전자 가위] 유전자 코딩, 내 몸도 0과 1로 코딩이 된다...?

by Dongdang 2022. 3. 25. 15:12

인간은 인간의 DNA를 코딩할 수 있을까? 

우리의 유전자는 코딩이 가능할까?

인간의 DNA는 마치 나선형으로 꼬여 있는 사다리 모양으로 이뤄졌다. 인간은 모두 4종의 염기 형태로 DNA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데, A(아데닌), C(시토신), G(구아닌), T(티민)이 그것이다. 
DNA 사다리의 계단들은 2개의 염기가 결합한 염기쌍으로 구성되어있으며, 4가지 염기가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느냐가 바로 유전 정보라 할 수 있다. 

인간은 염증 등으로 파괴된 세포를 재생하거나, 키와 몸무게 등 몸을 자라게 하기 위해 DNA 사다리에 배열된 유전 정보를 복사하여 사용한다. 이때 복사된 유전 정보는 하나의 가닥으로 발현되는데, 이 가닥은 접었다 폈다를 통해 0과 1의 이진법과 같은 형태로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의 DNA를 변형하여 빠진 머리를 나게 하거나, 아픈 몸을 낳게 하는 기술은 결론적으로 이진법의 가닥을 해석하고 생성하여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 DNA 코딩이란 단어가 회자하고 있는 것. 

현재도 인간의 DNA 특정 부위를 절단하고 디자인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를 유전자 가위 기술이라 부르는데, 대표적인 유전자 가위 기술은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시스템 등이 있다. 

노벨상을 수상한 해당 시스템의 개발은 이전의 단점을 극복하고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성능 개선까지 폭넓은 영역으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접목할 수 있기 때문. 

특히 최근 한국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팀도 새로운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앞서가는 유전자 가위 기술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 시스템 이론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은 최근 미국 맘모스바이오사이언스가 가진 유전자 가위(교정) 기술을 10억 달러에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맘모스바이오사이언스는 크리스퍼-캐스9을 개발한 공로로 지난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2018년에 세운 기업이다. 

앞서 설명했듯 크리스퍼-캐스9 시스템은 기존 유전자 편집 도구보다 더 쉽고 빠르게 DNA 염기 편집이 가능하고, 특정 DNA 및 RNA를 인지하며 발현 양을 조작, 감지, 이미지화할 수 있다.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는 이 크리스퍼-캐스9 시스템에 대해 원핵생물에서 발견된 신이 주신 선물이라 말하기도 했다.  

편리하고 쉽게 사용될 수 있는 크리스퍼-캐스9 시스템에도 단점은 있다. 대표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교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또 다른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는 크리스퍼-캐스9 시스템에 없는 미토콘드리아 DNA 교정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차세대 유전자 가위(편집) 기술인 염기 교정(베이스 에디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생명공학기업 빔테라퓨틱스(Beam Therapeutics)와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빔테라뷰틱스는 염기 교정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데이비드 리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2018년에 세운 기업이다. 핵심 기술은 DdCBE(DddA 유래 시토신 염기 편집기)로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 교정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가 DNA의 특정 부위(염기 서열)를 통째로 자른다면, 염기 교정 기술은 DNA를 구성하는 각각의 염기를 원하는 염기로 치환하는 방식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미토콘드리아 DNA에 변이가 일어나면 시력·청력뿐만 아니라 중추 신경계·근육·심장 등에 치명적인 결함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 받는 것이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유전자 가위 기술 징크핑거 염기 교정 효소(ZFD, Zinc Finger Deaminase)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ZFD는 2020년 미국 브로드 연구소 데이비드 리우 교수 연구팀이 세균에서 유래한 DddA 탈아미노 효소와 징크핑거 단백질을 합쳐 개발됐다. 

구체적으로 해당 기술은 징크핑거 염기 교정 효소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DNA 이중나선의 시토신·구아닌(C/G) 염기쌍을 티민·아데닌(T/A)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 기존 DdCBE 염기 교정 기술보다 더 다양한 변이를 유도할 수 있고, 징크핑거 단백질을 개량해 표적 하지 않은 부위를 절단하는 오작동(off-target) 비율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비롯한 난치병 연구와 치료뿐만 아니라 식물의 엽록체 DNA 등 다른 소기관의 DNA 교정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유전 정보를 뜻하는 게놈(genome)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를 합쳐 만든 말로 하나의 세포에 들어 있는 DNA의 염기 배열 전체를 뜻한다. 인간의 게놈은 약 30억 개나 되는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30억 쌍의 유전 정보는 A4용지로 300m를 쌓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그러나 1990년부터 시작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의해 과학자들은 13년간 약 3조 5000억 원의 비용을 들여 지난 2003년에 인간 게놈 정보를 모두 알아냈다.

그리고 이제 이러한 인간 게놈 정보를 편집하고 코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국과 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시작되고 있다. 정말 인간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빠진 머리를 나게 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될 수 있느냐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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